학부 4년을 마치며

카이스트에서의 학부 생활이 끝났다.
사실 지금도 계속 학교에 있고, 앞으로 대학원도 카이스트로 진학할 것이기에 크게 "끝났다"라는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4년동안의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성장했는지를 돌아보고 싶어 글을 쓴다.

학부 4년동안의 나는,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내가 그래왔듯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도전하고 파고드는 삶 살았다. 1학년 2학기때 데이타구조 수업을 듣고 전산학분야에 빠지게 되었는데 전산학이라면 내가 밤을 세워 과제를 하더라도 뿌듯한 감정만이 남을 것 같았다. 그렇게 흥미 하나만으로 전산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그 후에 컴퓨터를 이루는 많은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4학년 때 HCI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목표했던 삶,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이 학문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연구를 시작했다.

사실 흥미 하나만을 쫓으면서 전공을 결정한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고등학교때 프로그래밍을 접했을 때도 잠깐 흥미를 가졌는데, 당시 주위의 이 분야의 굇수같은 친구들을 보며 나는 그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 같아 아예 생각을 접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좀 더 넓은 분야를 접해본 뒤, 앞으로 몇 년동안 내가 전산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고, 다른 것 필요 없이 정말 프로그래밍이 재미있어서 이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돌아온다 라는 생각을 했다.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아서, 잘 하지 못할 것 같아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쫓아가며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레 실력도 따라온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결국 내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이 분야에서의 1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을 즐길 수 있느냐와 이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가치와 나란히 설 수 있는가이기 때문이다. 전공 선택에서의 이 갈등은 연구 분야를 선택할 때에도 비슷하게 찾아왔고, 나는 이 때의 배움을 토대로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쫓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날뻔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부동안 또 한 가지 배운게 있다면,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라는 것이다. 도전하면 가능성이 1%라도 생기지만 포기하면 아예 기대할 기회조차 없게된다. 나는 학부동안 정말 감사하게도 전람회/캠프/장학생/연구 등의 여러 기회를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항상 지원하기 직전까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주저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진심을 담아 지원했을 때 믿기지 않을만큼 좋은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 이를 보며 '가능성'이라는 것이 단순히 성적과 실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회를 향한 열정과 필요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나 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실력때문에 그것을 뛰어넘는 자신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이러한 기회들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것은 비단 나에게 주는 개인적인 기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이 밖에도 내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안다고 쉽게 말하지 못한다는 것, 경험해야 비로소 안다고 할 수 있다는 것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사실 배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동안 배웠던 전산학에 관련된 지식 뿐만이 아니라 삶에 대한 배움이 대학원에 가서도 잊혀지지 않고 그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Trust yourself and take on the challenge. If you give it a go, there's at least a 1% chance of succeeding. But if you give up it'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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